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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키

위스키 알아보기(1) 위스키의 정의와 분류

안녕하십니까, 취남입니다.

몰트 바에서 근무를 하다 보면, 위스키를 처음 접해보시는 분들을 종종 뵙니다.
또한 그랬기에, 술을 사랑하는 우리를 위해, 하나하나 함께 알아보려 합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본 것처럼, 바에서 여유롭게 위스키 한잔 하며 하루를 마무리해보고 싶은 우리는
어색하지만 조심히 매장 문을 열어봅니다.

들어오자마자 상냥한 바텐더에게 받은 메뉴북엔 아주아주 다양한 종류의 위스키가 있고,
위스키나 칵테일 외에도 데낄라니 꼬냑이니 블라블라 다양한 술이 있어요.
하지만 뭐가 다른지 모르는 나에게 이 술들은 그저  다 같은 '양주'일뿐입니다.

그런 분들을 위해 첫 포스팅은 위스키부터!
도대체 위스키가 뭔지, 어떤 종류의 위스키가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위스키가 뭔데?


 

현시대의 위스키에 대한 대략적인 개념을 정리해 보자면
맥아(싹튼 보리), 옥수수, 밀 등의 곡식을 이용발효주를 만들고, 이것을 증류시켜 오크통에서 숙성시킨 알코올 도수 40% 이상의 '양주'를 'WISKY' 또는 'WISKEY'라고 표현한다! 정도로 생각하시면 좋습니다.
기억합시다. 곡식, 발효, 증류, 숙성
영어 표기가 두 가지인데, 이는 생산지에 따라 표현을 달리하기 때문입니다.

본래 위스키는 스코틀랜드와 아일랜드에 터를 잡은 켈트족의 전통주이자 생명의 물을 뜻하는 우스개 바하(Uisge-beatha)에서  유래했습니다.
맥아를 발효해 증류시킨 원액 그대로를 마셨고, 이 Uisge가 위스키가 된 것이죠.
위스키에 대한 자세한 역사는 다음에 다뤄 보도록 하겠습니다.

어쨌거나, 이후 스코틀랜드아일랜드에서 서로 니가 먼저네~ 내가 먼저네~  본국의 원조를 주장하며 표기가 나누어졌고
아일랜드와 미국 등은 WISKEY
스코틀랜드와 일본, 캐나다 등은 WISKY로 표기하게 되었습니다.

미국과 스코틀랜드의 위스키, 표기가 다른 것을 알 수 있다.

 

 


블렌디드?싱글몰트?버번?


자, 이제 우린 위스키가 무엇인지 그 개념은 알았습니다. 이제 위스키 종류에 대해 알아봅시다.

위스키에 관심이 생기신 분들이라면, 싱글몰트가 어쩌구 블렌디드버번이네 하는 얘기들을 한 번쯤 들어보셨을 거예요.
다양한 위스키 중에 내 입맛에 맞는 게 뭔지 알아보려면, 먼저 위스키 종류를 한번 살펴봅시다.

재료에 따른 분류

위스키의 표준으로 볼 수도 있는, 스카치위스키의 분류법을 빌려 재료에 따른 구분부터 보겠습니다.

몰트(malt) 위스키: 맥아만을 이용해서 만든 위스키(미국식 분류에선 원재료 비율의 51% 이상이 몰트면 몰트 위스키)
-여기서 몰트(맥아)란 보리에 물을 부어 싹을 틔운 것입니다.
 녹말을 당분으로 바꾸는 효소가 있어 술을 빚기에 적합한 재료예요.

그레인(grain) 위스키: 맥아를 제외한 곡물로 만든 위스키

블렌디드(blended) 위스키: 몰트 위스키와 그레인위스키를 섞은 것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조니워커, 발렌타인, 시바스리갈의 대부분 라인이 이 블렌디드 위스키에요.

 몰트 위스키의 강한 개성을 줄여 마시기 편하게, 호불호를 줄인 위스키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블렌디드 몰트(blended malt) 위스키: 그레인 위스키를 쓰지 않고, 여러 증류소의 몰트 위스키끼리 섞은 것
-각 증류소들의 장점을 살리는 방향성을 가진 위스키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옛날엔 퓨어몰트, 배티드 몰트 등의 명칭을 사용했는데, 현재엔 블렌디드 몰트라는 명칭으로 통일되었어요.

싱글몰트(single malt) 위스키:
단일 증류소의 몰트 위스키 만으로 생산되는 위스키
-증류소의 이름을 위스키의 이름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단일 증류소 안에서 나온 원액이라면, 섞는다 하더라도 싱글몰트 위스키라는 명칭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여러 오크통에서 숙성시킨   원액을 혼합하여 맛을 내는 경우가 많아요. 이 또한 다음에 한번 다뤄보겠습니다. 흔히들 들어 본 맥캘란, 발베니 등이 이 싱글몰트 위스키에 속   합니다.


생산지에 따른 분류

위에서 말씀드렸듯, 위스키의 생산지는 다양합니다. 각 생산지별 분류와, 특징을 알아봅시다.

스카치 위스키
스코틀랜드의 위스키입니다.
국제적 표준이라고도 할 수 있는 대표적인 위스키입니다.
스코틀랜드 안에서도 지역에 따라, 증류소에 따라 가지각색의 풍미를 내는 위스키들이 있어요.
하이랜드, 로우랜드, 스페이사이드, 캠벨타운, 아일라, 기타 섬 지역 정도의 지역적 분류가 있습니다.

아이리쉬 위스키
아일랜드의 위스키입니다. 이쪽이 위스키의 원조라는 주장이 많아요.
19세기 황금기에는 400여 개의 증류소가 있을 정도로 위스키 강대국이었지만
아일랜드 내전과 금주령 등으로 사업기반이 무너져 스코틀랜드에게 그 자리를 넘겨주게 되었습니다.
피트를 사용하지 않으며, 증류 전 몰트와 그레인을 섞어 증류하는 3회 증류방식이 전통적인 방식입니다.
따라서 블렌디드의 구분이 없었죠.
하지만 현재는 스카치 위스키의 증류방식과 제법, 표준을 벤치마킹하는 증류소가 많이 생기며
전통적인 방식을 팟 스틸 위스키(pot-still wisky)로 따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아메리칸 위스키
미국 위스키입니다. 독자적인 분류 기준이 있으며, 법적 규정이 까다롭기로 유명합니다.
1. 버번(Bourbon) 위스키
 옥수수가
주원료인 위스키입니다.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장르의 위스키 이기도 하죠.
 '버번'이라는 이름을 쓰려면
 1. 미국에서 만들어져야 하며
 2. 증류 재료의 51% 이상이 옥수수여야 하며
 3. 불에 태운 새 오크통만을 사용해야 하며
 4. 증류한 증류액의 알코올 도수는 160프루프(80도)를 넘지 말아야 하며
 5. 숙성시키기 위해 오크통에 들어갈 땐 135프루프(62.5도)를 넘지 말아야 하며
 6. 오크통을 개방하고 병입 할 땐 80프루프(40도)를 넘겨야 하며
 7. 도수 조절을 위한 물 외엔 어떠한 첨가물도 넣지 말아야 합니다.
 또, 스카치와 달리 숙성에 대한 제한은 없으나
 '스트레이트 버번' 이라는 이름을 쓰려면 최소 2년 이상 숙성해야 합니다.
 또한, 4년 미만 숙성일 경우엔 꼭 라벨에 숙성 년수를 표기해야 합니다.

2. 라이(Rye) 위스키
 버번 위스키 규정에서 주원료만 '호밀'로 바꾸면 라이 위스키의 규정이 됩니다.

3. 테네시(Tennessee) 위스키
 '잭 다니엘'로 대표되는 위스키로, 스트레이트 버번으로 분류되기도 합니다
 기본적으로 버번위스키와 동일하지만, 단풍나무 숯에 여과하는 과정이 들어갑니다.

 이 외에도 51%이상 밀로 만든 휘트(Wheat) 위스키, 80%의 옥수수로 만들고, 오크통을 태우지 않은 콘(Corn) 위스키 등이 있습니다.

재패니스 위스키
일본 위스키입니다. 미즈나라 캐스크 등 여러 시도를 하고 있는 장르이죠.
여러 수상을 하고, 가격 대비 퀄리티가 상당히 높아 좋은 평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그로 인해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원액 부족 등의 이유로 수출량을 대폭 줄였습니다.
또한 몇몇 라인들은 같은 이유로 잠정 단종되기도 해 프리미엄이 붙은 위스키가 되었습니다.

캐나디안 위스키
캐나다의 위스키로, 대부분이 블렌디드 위스키며, 부드럽고 마시기 편한 위스키를 추구합니다.
호밀의 사용량이 많으며, 최저 숙성 년수는 3년입니다.

이 외에도 카발란으로 대표되는 대만 위스키, 암룻으로 대표되는 인디안 위스키가 있으나
라인업과 증류소들이 아직은 다양하지 않습니다.


끝 마치기


발렌타인의 라벨에 보면 AMICUS HUMANI GENERIS 라는 문구가 있습니다. 모든 인간은 친구다.
전 이 말이 술이 인간의 친구다 라는 말로 보여요.
인류의 역사 중 크고 작은 사건들엔 항상 술이 함께 했기 때문이죠.
최근 위스키를 비롯한 스피릿 문화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늘어났고, 바(bar) 문화 또한 국내에서도 점점 대중화되는 것 같습니다.
술 한 잔 마시는데 구구절절 다 알아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친구 술을 더 잘 안다면, 더 재밌게,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습니다.

다음에 뵙겠습니다.